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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해온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지난해 말까지 중앙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 비정규직 19만3252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해 비정규직 1만명의 정규직화를 약속하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했다. 정부는 1단계로 중앙부처, 지자체 등 기관에 대해 2020년까지 20만5000명을 전환하는 계획을 세웠는데 2년6개월 동안 목표 대비 94.2%를 달성한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정규직 전환으로 고용안정과 처우개선 등의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까지 정규직 전환이 완료된 인원(17만3943명)중 직접 고용된 인원은 13만1988명(75.9%)이고, 자회사에 고용된 인원은 4만978명으로 23.6%에 달한다.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전환에 대해 근로자들이 반대하고 있어 곳곳에서 노사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의 집단해고 사태가 대표적이다. 2017년 자회사 채용을 거부하다 집단 해고된 수납원들은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민주노총 지휘 아래 200일이 넘도록 농성을 벌였다. 노동존중사회를 표방한 정책이 노동계의 반감을 사고 채용비리 등 잡음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비정규직 노조가 대거 민주노총에 가입하면서 민노총 세(勢)만 불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16년 60만명대였던 민노총 조합원 수는 2017년 71만1000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18년 한 해만 36.1%가 늘어 민노총은 제1노총 자리에 올라섰다. 2017년 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신규조합원(21만7971명) 중 공공부문이 37.9%를 차지했으니 공공부문 정규직화 정책이 민노총 조직확대의 원동력이 된 셈이다. 또한 정규직 전환은 정부의 의도처럼 민간부문으로 확산되지도 않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비정규직은 748만1000명으로 전체 임금노동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7년 이후 가장 높았다. 정부의 정규직화 정책이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민노총의 힘만 키워줬으니 앞으로 민노총의 무리한 요구를 어떻게 감당할지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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