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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목 없다” 울먹인 김정은, ICBM 공개되자 활짝 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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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방선지 작성일20-10-12 19:13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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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감사하다” 표현만 12번
정상국가 지도자 이미지 노려

최고지도자 이례적 몸 낮추기에
태영호 “북한 그만큼 힘들다는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 열병식에서 울먹이는 모습과 웃는 얼굴을 모두 보여줬다. [조선중앙TV·노동신문=뉴시스·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고맙다’와 ‘감사하다’는 표현만 12번 사용했다. 북한 주민에게 “면목이 없다”고 말하는 등 자세를 낮춘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연설 도중 인민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최고 존엄의 무결성(無缺性)으로 대변돼 온 북한 최고지도자의 지위를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그만큼 북한 사정이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 또 김 위원장이 주민의 어려움에 공감한다는 제스처를 통해 북한 주민의 지지를 끌어내고 정상국가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주려는 의도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10일 0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한 연설에서 “오늘 이 자리에 서면 무슨 말부터 할까 많이 생각해 보았지만 진정 우리 인민들에게 터놓고 싶은 마음속 고백, 마음속 진정은 ‘고맙습니다’ 이 한마디뿐”이라며 감성적 모습을 연출했다. 이어 “무엇보다 우리 인민 모두가 무병무탈해 주셔서 정말 고맙다”며 “한 명의 악성비루스(코로나19) 피해자도 없이 모두가 건강해 주셔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방역과 수해 복구 등에 대규모로 동원돼 가장 큰 역할을 해 온 군 장병을 향해 수차례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미안하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이날 김 위원장은 계속된 국가적 어려움에 대해 언급하며 “면목 없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기도 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김정은이 무슨 말을 할지 고민하다 ‘고맙습니다’라는 말밖에 찾지 못했다는 것은 자신도 정책 실패를 인정한다는 걸 보여주며, 그만큼 북한 내부가 힘들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열병식을 10일 0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었다. 통상 열병식은 오전이나 오후 밝은 시간대에 진행해 왔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자정에 열병식을 진행하는 건 처음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의 심야 열병식 개최는 새로운 방식의 열병식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 집권 후 북한은 열병식 때 항공기를 동원하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동원하는 등 매번 새로운 방식의 열병식을 추진해 왔다. 전현준 국민대 겸임교수는 “코로나19 등으로 다른 행사를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자 열병식을 심야에 시작함으로써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기 위한 차원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열병식 마지막 순서로 신형 ICBM이 공개될 때 김 위원장은 단상에서 이를 내려다보고 간부들과 대화하며 활짝 웃었다.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기도 했다.

심야 열병식은 대외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일 수도 있다. 지난 7월부터 북한의 열병식 준비 동향이 수시로 국내외 언론에 나오자 새 방식이 필요했을 수 있다. 인공위성으로 사전에 준비 상황을 서방국가들이 파악하는 걸 막기 위한 차원일 수 있다. 어둠을 틈타 열병식 장소로 병력이나 무기가 이동할 경우 사전 노출 가능성이 대낮에 비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북한은 미국 시간으로 9일 오전 11시에 열병식을 하고, 다음 날 오전 6시 이를 방영했다. 미국을 겨냥한 심야 열병식 개최라고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을 직접 겨냥하거나 핵 위협을 언급하지 않았다.

정용수·김다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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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경절 국내 여행객 79% 수준 회복
베이징 관광객·수입 전년보다 8.4%·2.9% 늘어
각급 학교 "베이징 떠나지 말라" 권고
일부는 핵산검사 요구…반강제로 현지 여행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인 지난 7일 베이징의 한 동물원에서 관광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베이징에 사는 40대 A씨는 국경절 연휴를 맞아 모처럼 가족들과 국내 여행을 가기 위해 예약을 마쳤다. 코로나19 이후 처음 떠나는 가족여행이라 들떴지만, 아들 학교에서 “될 수 있으면 베이징을 떠나지 말 것. 여행을 가야 할 경우 전염병의 위험성을 고려해 사전에 담임선생에 보고해야 함”이라는 공지문을 받았다. 권고 사항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내용은 강제적이었다. 결국 A씨는 수수료를 물고 예약을 취소했다.

10일 중국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중국 최장 연휴인 국경절(1~8일) 연휴 국내 여행객이 6억3700만명으로 전년의 79% 수준으로 회복됐다. 특히 수도인 베이징을 비롯한 일부 지역은 지난해보다 관광객이 오히려 늘었다. 베이징의 경우 관광객이 약 998만2000명(연인원)으로 전년보다 8.4%나 증가했고, 관광수입은 115억위안(약 2조원)으로 2.9% 늘었다. 중국 내 최고 수준이다.

중국 내 여행 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 숫자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다. 예년 같았으면 해외 여행이나 다른 지역으로 떠났어야 하는 사람들이 반강제로 베이징에 갇히게 되면서 관광객이 늘어난 것 같은 착시효과를 준 것이다. 실제로 베이징 내 많은 학교가 이같은 공지문을 보냈고, 일부 유치원 등에서는 베이징을 벗어나는 경우 복귀전 코로나19 핵산검사 음성 확인서를 요구하기도 했다.

해당 유치원생 부모인 30대 B씨는 “음성 확인서가 없으면 등교가 어렵다는데 아이에게 핵산 검사를 시키면서까지 여행을 강행하고 싶지 않다”며 “여행지를 베이징 교외지역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연휴 기간 베이징 전체 관광객 가운데 베이징 시민이 590만8000명(연인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도 베이징 시민의 경우 관광객이 10.6% 늘었고, 외지에서 베이징으로 온 관광객은 5.4% 느는데 그쳤다.

또한 관광객 숫자는 연인원 기준이다. 예를 들어 8일간 연휴 동안 한 사람이 3일 동안 다른 관광지를 갔으면 연인원 기준 3명으로 집계된다. 베이징시 인구만 해도 2100만명에 달한다.

중국은 50여일 동안 본토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면서 “중국 코로나19 방역이 성과를 거뒀다. 소비 심리가 회복됐다”고 자평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처럼 통제의 고삐를 놓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언제든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제로(0)’는 완전한 종식을 의미하진 않는다. 중국은 핵산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환자 가운데 증상이 없는 자는 확진자에 넣지 않고, ‘무증상자’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에 걸렸어도 큰 증상이 없으면 확진자로 보지 않는 셈이다. 이날 칭다오에서만 해외 유입이 아닌 3명의 무증상 감염자가 나왔다. 당국은 이들이 해외 코로나19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한 병원과 관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에서 누락되는 경우도 있다. 실제 국경절 연휴 기간인 지난 3일 베이징의 한 국제학교에서 학생 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학교 측에 의해 전해졌다. 과거 무증상자였던 학생이 완치된 후 다시 확진된 것이다. 하지만 재확진이란 이유에서인지 베이징 당국은 이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또한 중국이 본토 내 확진자가 없다고 밝힌 지난 8월 16일부터 이달 7일까지 중국에서 한국으로 입국한 승객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6명 나오기도 했다.

신정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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